Kader Attia (카더 아티아)

1970년 프랑스 파리 외곽 생드니(Seine Saint-Denis)의 알제리 가정에서 태어난 사진작가이자 설치미술가.

평화의 상징 비둘기. 올림픽이 열릴 때면 으레 날아오르는 하얀 순백의 감성과는 달리, 공원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비둘기는 무척이나 더럽고 지저분하며 비만에 쩔어있는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겨주곤 한다. 더러는 모이를 주는 것조차 불법일 때도 있고, 또 '닭둘기'라는 비아냥도 별로 낯설지 않다. 그리고 카더 아티아에까지 이르면 비둘기는 비료로 만든 어린이를 열심히 쪼아먹는 <Flying Rats(날으는 쥐들), 2005(아래)>가 된다. 메마른 인간 위의 살찐 비둘기, 혹은 학계에서 즐겨쓸만한 표현으로는 제3세계의 어린이들의 희생 위에 서있는 나이키의 평화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카더 아티아는 서구문명이 스스로를 바라봐왔던 시선, 그리고 서구문명이 이슬람 사회를 바라봐왔던 시선을 따끔하게 뒤짚어보인다. 알루미늄 호일로 무슬림 여성들을 만든 <Ghost, 2007>에선 분명 인간이었지만 먹잇감처럼 취급되었던 유령들이 열을 지어 앉아있고,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스페인의 카나리 제도 비엔날레(1st Biennale of the Canary Islands)에 출품한 <Holy Land, 2006(위)>에서 관람객은 오벨리스크나 회교사원을 형상화한 듯한 91개의 거울에 비치는 스스로의 시선을 되돌아봐야만 한다. 다양성과 관용, 그리고 정치와 윤리. 문화는 점점 숫자에서 벗어나고 있다.


Kader Attia, Flying rats, cage, bird seed sculptures, fabric, wigs, bags and pigeons, Dimensions variable, 2005
출처 : http://www.art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