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n F. Beck, The Mouseofini Marriage, Water Color, 7.5"*5.5"
출처 : http://www.alanfbe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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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클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고전 속의 쥐떼들. 디즈니 만화 속의 귀여운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막상 눈 앞에서 열심히 달려다니는 쥐에 관용을 품을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듯 하다. 언제 어디서나 통용되는 육두문자의 일부분이기도 하며, 서구유럽에서는 페스트의 악몽으로 기독교의 권위마저 무너진 적도 있다.

실체와 파생이미지 간의 메울 수 없는 간극. SF소설과 판타지에 빠져있는 것처럼 보이는 작가 앨런 F. 벡은 이러한 쥐의 미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본연의 우아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 고전 속의 인물들. 잉글랜드 종교개혁을 단행한 헨리 8세는 마우스 8세가 되고,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은 벤자마우스 프랭클린이 되며, 영웅으로 널리 알려진 나폴레옹 또한 나폴레옹 보나마우스가 된다. 어렵고 고상하게 느껴지던 예술은 단지 쥐의 얼굴만으로도 귀엽고 즐거워지며, '-us'로 끝나는 음운엔 왠지 로마의 영웅들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각별한 요소마저 있다.

패러디의 자유와 긴장의 완화. 도저히 웃기에는 힘든 시기라지만, 놀지 않고 일만 하는 사람은 바보가 된다라는 말처럼 더러는 여유도 필요하다. 한국인들만 겪는다는 홧병이 국제정신의학에서 공식적인 병으로 인정받는다는 점은 그다지 웃을만한 일이 못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