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루이스(Juliette Lewis).

90년대 초반 브래드 피트와의 염문을 뿌리는가하면, 각종 문제작들에 다량 출연하며 주가를 높여갔더랬다. 지금까지도 기억되는 <투 영 투 다이(Too Young To Die?, 1990)>, <칼리포니아(Kalifornia, 1993)>, <길버트 그레이프(What's Eating Gilbert Grape, 1993)>, <올리버 스톤의 킬러(Natural Born Killers, 1994)>에서의 주역을 비롯, <케이프 피어(Cape Fear, 1991)>, <스트레인지 데이즈(Strange Days, 1995)>, <바스켓볼 다이어리(The Basketball Diaries, 1995)>등에 출연하며 말 그대로 좋다는 작품에는 다 나왔으나, 딱 5년 간의 집중적인 활동 이후 두드러진다고 할만할 활동이 없었다.

듣기로는 음악활동하느라 정작 영화는 소홀히 했다고 하던데... 무채색의 약간 어눌한 듯한, 파란색도 빨간색도 되지 못한 하얀색. 수동적이면서도 무작정적인 치기. 수수한 얼굴로 뿜어내는 격앙의 감정. 무엇보다도 너무 예쁘거나 화려하지 않아서 매력있었던 그녀.

라스 폰 트리에의 백치와 느낌이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만약 줄리엣 루이스가 <어둠 속의 댄서(Dancer in the Dark, 2000)>의 셸마의 역을 맡았으면 또 색다른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다. 드류 베리모어가 메가폰(!?)을 잡은 <위프 잇(Whit it!, 2009)>에서 다시 얼굴을 내보일 예정이라지만, 여전히 젊을 때의 그녀가 그리울 뿐...








줄리아 오몬드(Julia Ormond)

역시 브래드 피트와 연결되며 히로인이 되었으나, 정말 잠깐 반짝 빛날 듯 하다만 안타까운 여배우. 브래드 피트의 울부짖는 눈빛으로 수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절절하게 만들었던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 1994)>. 그리고 그 후광은 작품의 거의 유일한 여자배우였던 줄리아 오몬드에게도 쏟아졌다.

순식간에 주연급으로 성장해버린 단역배우는 정말 잠깐(1년 정도?) 스타가 되었다는 현기증을 가시지 못한 듯 작품 선정의 불운이 뒤따랐고,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안타깝게도 그 이후에 그녀가 주연을 맡았던 연이은 대작작품<사브리나(Sabrina, 1995)>와 <카멜롯의 전설(First Knight, 1995)>이 혹평 속에서 참패. 1994년 한 해동안 가장 찬사를 받았던 여배우에게 그 이듬해 1995년은 참 모진 세월이었다.

언뜻 줄리엣 비노쉬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보다는 세련되지 못한. 다소 촌스러운 느낌의 분위기. 하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살아있는 눈빛이 인상적인.

그 이후의 작품들에 대한 평가는 좋았던 편이지만, 역시 1995년의 악몽 때문인지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만한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2000년을 넘어서면서 왠지 확 나이가 느껴지며 중후해진 그녀는 다시금 단역으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말하기 위해 더욱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와 <체: 파트 원(Che: Part one, 2008)>등에서 데이비드 핀쳐와 스티븐 소더버그와 만난 그녀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사뭇 궁금하다. 부디 배우로써의 불운이 감독으로써의 불운이 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