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끝내고 녹초가 된 상태로 맥주와 함께 마신 미드는 하루하루의 위로가 되었주었던 좋은 벗이었더랬다. 친구를 만나기도 귀찮고, 뭘 하기도 싫으면서 또 잠은 자고 싶지 않을 때, 미드신들은 강림하시어 필자의 권태로운 마음을 달래주곤 했었다. 요즘은 다소 격조하여 잘 찾아뵙지 못하기에 아쉬워하실 미드신들을 위한 배려, 미드 베스트5!!!



1. 앨리 맥빌 "Ally McBeal"

사실 <앨리 맥빌(Ally McBeal)> 때문에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칼리스타 플록하트(Calista Flockhart)의 약간은 지친듯한 눈빛과 쉰 목소리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시리즈이다. <보스턴 리걸(Boston Legal)>에서도 엿볼 수 있지만 데이빗 E. 켈리(David E. Kelly)는 굉장한 장난끼와 더불어, 보스톤과 법조계에 상당한 애정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어쩌다 툭툭 던지는 질문이 황당하면서도 만만치 않은 게 맘에 든다. 상당히 삶에 힘겨워하던 필자에게 드라마 속 대사 한 마디가 그 어떤 것보다도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성격이 좀 나쁘고 다재다능한 역할을 맡은 루시 리우(Lucy Liu)도 매력적이고 스팅이나 본 조비 등 뮤지션들의 깜짝 출연도 재미있다. ㅋ

The world is no longer a romantic place.
Some of its people still are, however
And therein lies the promise.
Don't let the world win.
세상은 더 이상 낭만적이지 않아
그래도 여전히 낭만적인 사람들이 있고
그래서 희망이 있는 거야
세상이 널 이기게 만들지마 ("Ally McBeal" Season 1 Episode 6 'Promise' 중에서)



2. 그레이 아나토미 "Grey's Anotomy"

의학드라마로 위장된 러브스토리라지만, 정작 엘렌 폼페오(Ellen Pompeo)의 쓸쓸한 웃음을 한 번 보면 쉽사리 이 드라마를 떠나지 못할 것 같다. 나치, 미란다(챈드라 윌슨; Chandra Wilson)의 운율감 넘치는 언어와 독설은 귀엽고 통쾌한 매력을 발산하며, 제대로 감초역할을 하신다. ㅎㅎ 개인적으로 에디슨(케이트 월쉬; Kate Walsh)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그녀가 빠진게 너무너무 아쉽다. -_ㅠ 한 때 버크(아이제이아 워싱턴; Isaiah Washington)가 빠지면서 비틀거리기도 했었지만, 요즘은 다시 제대로 재미있어지는 듯 ^^ 그리고 <그레이 아나토미>의 음악선곡이란 정말 예술이라는 말 밖엔... 한 때 "Cosy in the Rocket"을 질리지도 않고 플레이하기도 했었더란다. ㅋㅋ (근데 저 파란머리는 좀 극중 캐릭터와 안 맞는 듯. 요즘 비중이 작아지더니만...)



3. 위기의 주부들 "Desperate Housewives"

사실 미드는 이 드라마 때문에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더랬다. 일단 감각적인 오프닝이 너무 맘에 들었고, 세상에 드라마가 블랙코미디라니!!! 신선하기 그지 없었달까. 다소 짜증날 때도 있는 순진 덩어리 수잔(태리 해쳐; Teri Hatcher)와 능글맞기 이를데 없는 가비(에바 롱고리아; Eva Longoria), 내 삶이었다면 벌써 가출했을 것만 같은 르넷(펠리시티 허프만; Felicity Huffman), 언제나 단정한 머리가 인상적인 브리(마샤 크로스; Marcia Cross)의 삶을 보며 그래 뭐 역시 인생 별거 있나라는 생각을 한다. 역시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줄리(앤드리아 보웬; Andrea Bowen)가 이제 거의 등장하지 않아서 아쉽지만, 그래도 은은한 분위기가 있는 캐서린(다나 딜레이니; Dana Delany)을 볼 수 있는 건 소박한 기쁨! (시즌5의 빌어먹을 남자 3인방 -_-;;; 데이빗과 이디 둘 다 모두 안녕~)



4. CSI

<CSI>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건 폴 가일포일(Paul Guilfoyle) 때문이었다. 뭐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했다고 해서 한 때 시끌시끌 하기도 했었지만, 제법 입지가 있는 영화배우가 드라마 출연한다는 게 더 신기했달까? 대개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아서... 하지만 보다보니 그리썸(윌리암 피터슨; William Petersen)의 재기넘치는 대사에 완전 반해버렸다. 어쩜 저렇게 사람이 지적이람. 질투난다 ㅋㅋ 시즌9부터 <매트릭스(The Matrix)>의 모피어스(로렌스 피쉬번; Laurence Fishburne)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는 게 아쉽다. 가끔씩이나마 나오시던 레이디 헤더도 이젠 안 나오겠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까지 먹먹해진다. (건강하게 지내세요, 길 반장님 -_ㅠ)

스핀오프 시리즈는 더러 보곤 하는데, 마이애미에서 나오시는 켈리(에밀리 프록터; Emily Procter)와 알렉스(칸디 알렉산더; Khandi Alexander)가 시체들을 보며 허니나 스윗, 달링이라고 말하는 걸 바라보며 행복에 빠졌다. ㅋㅋ 성격 참 이상한 거 같다. 참고로 필자는 꼭 CSI를 볼 때 밥을 먹곤 했다... 그냥 우연이다.



5. 로스트 "Lost"

5위 선정하는데 힘들었다. 뭘 할까 고민하다가 아직도 김윤진이 주연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로스트(Lost)>를 꼽아주기로 했다. 혹자들은 떡밥 드라마라고 비난들도 많이 하시지만, 세계관만큼은 상당히 멋진 바탕에 두고 있다. 6명만 지나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사람들로 연결된다는 사회학 연구를 모티브로 시작했다는 이 드라마는 그만큼 등장인물이 지닌 연관관계가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다소 동양에 대한 편협한 시선들이 있긴 하지만, 제법 신경을 쓴 티가 나는 인종분포도 그럭저럭 마음에 든다. 김윤진도 김윤진이지만, 소이어(조쉬 할러웨이; Josh Holloway)의 뻔뻔스러움과 줄리엣(엘리자베스 미첼; Elizabeth Mitchell)의 강인하면서도 약한 듯한 모습, 데스몬드(헨리 이안 쿠식; Henry Ian Cusick)의 '브라다'가 이 드라마를 끊지 못하게 한다.



모처럼 가벼운 포스팅을 했더니 머리까지 시원해진다. 역시 열심히 일만 하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즐거운 포스팅 하나 했으니 또 다가올 압박에 눈 앞이 캄캄하다 ㅠ_ㅠ 플린 말대로 아무도 기대하는 사람은 없지만서도... ㅋ 그리고 미드신을 영접하신 많은 분들께! 과도한 미드신 영접은 건강과 인간관계를 해칠 수도 있으니 주의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