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이 닿을 때마다 바다가 드러나는 곳. 원래 섬이었던 남해군은 들어서는 대교에서부터 감탄을 자아낸다. 그토록 꿈꾸던 장소에 첫 발을 디뎠다.






남해에서의 예정은 4일 정도로 잡고 도착했으나, 계속해서 흐린 날씨에 TV는 호우주의보와 풍랑주의보로 돌아가라고 협박하고 있었다. 반발심이 생겨 햇빛으로 추측되는 곳에 사진을 마구 찍어보았지만, 그 흔한 플레어도 터지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일정을 조정하여 이틀만에 이별의 인사를 나눴다.






이 여행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라면 필기도구가 상당히 유용하다는 것이었다. 본래 짐이 많은 걸 싫어해서 가볍게 다니는 편이지만 이례적으로 필기구를 챙겨가서 짧게 짧게 메모를 남겼는데, 기억을 되살리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무거운 보람이 있었다.










이제 더위도 심해지고 다시 한 번 여행을 떠날 때가 되었다. 갈증을 느낀지가 벌써 여러 달이 되었고, 생각조차 바싹 말라버렸다. 자신의 삶에서 잠시 비켜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 가지는 본능적인 충동 중의 한 부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