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 명절 추석이라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한 번도 명절과는 그다지 큰 인연이 없었던 처지이기에 같은 처지의 동행인과 모처럼만에 삼청동으로 마실을 나갔다. 다행히도 전반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에, 다행히도 몇몇 갤러리 역시 추석과는 그다지 큰 인연이 없이 전시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 중에서 눈에 띄었던 전시 2개.




나승열 사진전
갤러리 이즈 / 2011.09.07 ~ 2011.09.13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홈페이지

10월 1일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을 눈 앞에  두었기에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전시. 국내의 몇 안되는(ㅠㅠ) 재즈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전세계 재즈 아티스트들의 살아있는 표정은 물론,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팜플렛까지 나눠주는 센스가 정말 빛났다고 해야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윤선과 엔리코 라바 정도 밖에 모르는 무지함이 부끄러워 남몰래 살짝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ㅎㅎ 까만 흑백톤 안에 담겨진 그 모든 음악을 주워담을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그건 10월 1일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ㅠㅠ)



김진우 개인전 : 신인류의 초상
갤러리 진선 윈도우 갤러리 / 2011.09.03 ~ 2011.09.25

인사동 방면의 갤러리들은 활발하게 영업(?) 중이었지만, 아쉽게도 삼청동 쪽은 거의가 휴관이었다.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열리는 부부작가 순위엔Sun Yuan과 펑유Peng Yu의 전시나, 혹은 트렁크갤러리에서 열리는 광모의 개인전 "Dust Line"도 기대하고 있었기에, 트렁크갤러리 옆의 빵집에서 흘러나오는 향긋한 빵냄새에 도저히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올린 유일한 수확.

휴일은 물론 밤낮도 가리지 않는 갤러리 진선의 창문에 대한 애정이 솟구쳐나왔던 전시. 물론 선컨템포러리에서 진행 중인 최비오 작가의 윈도우전시도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었지만, 쇳덩이 로봇의 발랄한 표정으로 현대인을 비유한 김진우 작가의 전시는 추석이라는 계절적 감성과 대비되는 묘한 느낌을 주었다.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바라보는 로봇의 반짝이는 심장에선 설레임의 감정조차 엿볼 수가 있었달까.



휴관이 많은 덕에 모처럼 북촌도 한 번 걷고, 리모델링된 정독도서관도 방문하는 등 여유로운 마실길이었지만, 걷다보니 어느샌가 카페로 간판을 바꿔단 옛 몽인갤러리를 보며 다소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홍대가 그랬던 것처럼 점차 상점만 그득그득 들어오는 모습에서 이젠 정말 예전의 한없이 여유롭던 길이 아니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으니... 어쨌든,

오는 9월 2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KIAF와 잇달아 굵직굵직한 전시를 계획 중인 청담동의 송은갤러리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