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al, 2010 _Öl auf Leinwand _70x100 cm


마르신 시엔스키(Marcin Cienski)


1976년 폴란드 크라코프(Krakow) 출신의 화가, 베를린에서 활동 중

http://www.saatchionline.com/marcin
http://www.roemerapotheke.ch/ueb_kuenstler,marcin_cienski,1051.html

다락방, 혹은 방의 한 구석. 손전등을 비추면 어색하게 나타나는 잊혀진, 치워진 기억들. 마치 이사갈 때마다 발견하곤 하는 낯선 물건들을 보는 것만 같다. 한때는 내것이었지만, 더 이상은 내것이 아닌. 한때는 소중했지만, 오히려 숨기고만 싶은. 아니면 늘 보면서도 한번도 인식하지는 못했던 그런 것들. 특히나 그의 작품에선 박제된 대상들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제는 더 이상은 살아있지도 못하면서도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에 불합리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그에게 박제된 건 단지 동물만이 아니다. 그의 그림 안에선 성모마리아상도 고작 하나의 박제품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의 우상도 마찬가지이고, 사람도 그러하다. 손전등을 비추는 것만 같은 특유의 명암 대비는 화폭 안의 대상을 부정하는 듯 보인다. 마치 섣불리 손을 대면 손을 베일 것만 같은 단절감이랄까, 혹은 위화감이랄까. 아니면 미처 정리할 수 없었던 감정일지도 모른다.

Marshall, 2010_Öl auf Leinwand_ 160x20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