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uk Akakçe (할루크 아칵체)

1970년 터키 앙카라 출신의 화가이자 미디어아티스트.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이다.

아름다운 조각상. 남자는 더 이상 밖에 나가려하지 않는다. 사람도 만나려하지 않는다. 차갑게 빛나는 이상을 탐미할 뿐이다. 남자는 자신있게 말한다. 기술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리라고. 하지만 그는 구속되어 있다.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질수록, 보다 자신의 취향에 근접할수록, 남자는 자유로워지고 또 구속되어간다. 할루크 아칵체는 마치 피그말리온과도 같다. 피그말리온이 자신의 기술로 만든 조각상과 사랑에 빠져버렸다면, 할루크 아칵체는 테크놀로지가 만들어 갈 미래와의 사랑에 빠져들었다.

네온사인의 인공적인 불빛이 화려하게 깜박이는 라스베가스의 거리에선 누구도 하늘을 보지 않는다. 오직 점멸하는 불빛만이 전부이다. 끝없는 사람들의 끝없는 흐름. <Sky Is The Limit, 2006>에서 시시한 자연의 하늘 따윈 찾아볼 수 없다. 화려한 빛이 흘러다니는 천장에게 하늘은 한계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하게 생략되어 마치 지우다 만 흔적처럼 남아버린 관념적인 기능들. 부드러운 디지털적인 운율은 <Come Dance With Me, 2009>에서 인간 대신 춤을 청하고, 종교적인 의식은 <The Dervish, 2010>에서 성스러운 디지털 예배로 대신된다. 투명한 피부로 기계화된 인간은 <The Garden, 2007>의 디지털 정원에서 붉은 입술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테크놀로지의 유아론, 속박된 자유, 검은색을 칠한 기술문명의 녹색. 할루크 아칵체는 불편함이 사라진 매끈한 미래의 정원에 서서 말한다. 그들은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지만, 나는 그것을 광기로 본다고(<They Call It Love, I Call It Madness, 2007>).



Haluk Akakce, The Musician, Acrylic paint on archival acid free paper board, 102*81.3 cm, 2008
출처 : http://www.alisonjacquesgall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