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ica Dakic, A Cappella, B/W photograph on baryt paper, 2002
출처 : http://danicadak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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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슬로바키아 사라예보(Sarajevo) 출신의 설치작가, 현재 뒤셀도르프(Dusseldorf)와 사라예보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실제가 없는 자화상. 숨을 쉬지 않는 화폭 속의 인간. 미학의 첫페이지에서 등장하는 오랜 모방(Mimesis)에 대한 논란처럼, 예술은 오랫동안 실제를 모방해오면서도 완전한 실제는 될 수 없었다. 실제에 다가가려는 작품의 노력, 하지만 좀처럼 극복되지 않는 관람자와의 거리. 다니카 다키치는 미술관 안에 곱게 보관되어 관람자들과의 거리를 점차 늘려가고 있는 작품들을 끄집어내 발칸 지역의 '지금 현재'를 덧씌운다.

구 유고(Yugoslav)의 노벨상을 수상한 저명한 작가이자 외교관으로 활동한 이보 안드리치(Ivo Andric) 기념탐 위에 설치된 영상 <Witness, 1998>, 인간의 손이 교차하며 지도의 선을 이어가는 <Geo Tattoos, 2000>, 지도의 그림자가 깊게 스며든 여인이 노래하는 <A Cappella, 2002> 등, 다니카 다키치는 오랜 분쟁과 갈등으로 지워질 줄 모르는 발칸의 상처들을 드러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처럼 자세를 취하고 있는 <Role-Taking, Role-Making, 2004-05>의 여성들, 루브르미술관을 재현하듯 인쇄된 천막을 배경으로 늘어선 <La Grande Galerie, 2004>의 코소보 난민들은 그저 하나의 관람대상으로 남을 뿐이다. 화해가 없는 만성화된 분쟁, 굳게 다문 입술로 입속말만을 하는 사람들, 하지만 다가가기 위한 노력. <Surround, 2003>에서 사람들은 바닥에 둥글게 누워 천장에 투사되는 또 다른 궁글게 누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동일한 공간의 경험을 공유하고, 44,000개의 주사위로 쌓여진 <Step by Step, 1997>의 계단을 통해 한 걸음씩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다니카 다키치의 작업은 멀어진 거리들을 줄이려하는 하나의 소박한 기도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