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lon Vriesendorp, Apre L'Amour, oil on canvas, 40.5*48.5cm, 1975
출처 : http://www.katemacgarry.com/


Madelon Vriesendorp (마델론 브리에센도르프) : 홈페이지 보기

1945년 네덜란드 빌트호벤(Bilthoven; 네덜란드 중부 위트레흐트 지역)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가.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와 함께 '메트로폴리탄 건축사무소(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 OMA)'를 설립한 사람 중의 한 명으로, 이후 그와 결혼하여 현재 런던에서 생활하고 있다.

네모난 공간 속의 현대인. 직장에서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집에서 자신을 반겨주는 사람이 하나 없더라도,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콘크리트와 유리로 둘러쌓인 장소를 자랑스러워한다. 높이 솟은 건물들은 타인과의 담을 쌓듯 하루하루 늘어가고 사무실 안에선 담배연기처럼 스트레스가 모락모락 피어오르지만, 아이폰을 손에 들고 값비싼 대형TV가 집 안을 장식하고 있다면 아무 문제없다. 타인이 사라진 공간, 마델론 브리에센도르프는 물건들과 사랑에 빠진 현대인들의 공간을 하나의 놀이터로 변주한다.

다른 사람과 마주 보며 이루어지는 관계들의 긴장감은 <The Mind Game>의 장난감 속 집 안에서 대신 이루어지고, <Psychodynamics(심리역학), 2009>의 남녀 한쌍의 사람크기만한 인형들은 <The Mind Game>의 긴장감을 증명이라도 하듯 푸른빛의 LED 눈빛을 무섭게 쏘아댄다. <Flagrant Delit, 1975>와 <Apre L'Amour, 1975>에선 사람 대신 건물들이 침대 위에 누워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는가하면, 테리 웬-다미쉬(Terri Wehn-Damisch)와 공동작업한 애니메이션(1979-80)에선 소유욕의 자유가 없는 자유의 여신상이 분노에 가득 차 도시에 불을 질러버린다. 작가가 1967년부터 계속 모으고 있다는 망가진 인형과 엽서들이 주는 압박감, 그리고 소유의 역설. 한 인형이 다른 한 인형을 보며 마치 자기만의 공간에 누군가가 침범이라도 한 듯 화들짝 놀라는 <Superpainting, 2008>에선 '소유물이 없는 삶(Life without Objects)'이라는 텍스트가 한 쪽에서 볼품없이 펼쳐진다. 장난감으로 가득한 인형들의 세계. 아이들도, 어른들도 더이상 곁에 함께 있을 누군가가 있길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그건 인형들 역시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