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경, Alice in nostalghia, 캔버스에 유채, 80×130cm, 2009
구이진, 안녕, 네가 거기 있는 걸 알아1, 72.7×60.6cm, 2009
출처 : 네오룩닷컴

일시 : 2009.08.28~2009.09.23
장소 :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

인터알리아 갤러리는 어지간한 작가들에게도 낯선 신생 갤러리이다. 작년에 문을 열기가 무섭게 IYAP(Interalia Young Artist Promotion)라는 지원프로그램으로 젊은 작가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려는 포부를 드러내보였다. 제목조차도 'IYAP 2008 : Mapping the Future of Art'였다. 기존 미술계에 대한 거창한 도전정신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금년 IYAP 2009의 주요테마는 '해석에 반대한다'이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미학비평가 중의 한 명인 수잔 손탁(Susan Sontag)의 주요저서제목을 내건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에 도전장을 던졌다. 오랫동안 미학에서 이어내려져 온 형식과 내용 간의 분리에 이의를 제기하고, 스타일이 곧 예술이라는 새로운 담론을 제기했던 수잔 손탁의 테제가 얼마나 반영되어 있을지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작가의 면면을 보면 올해의 IYAP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느낌이 온다. 구이진 작가의 <안녕, 네가 거기 있는 걸 알아>는 동화적인 그로테스크가 스며들어 있다. 붉은 톤의 낡은 배경으로 마주보고 있는 두 소녀가 주는 이질성이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귀여운 아기인형들이 무수하게 놓여져 있는 도병규 작가의 <playmate>나 <Lollipop> 등은 인간의 원초적인 탐욕과 욕망을 떠올리게끔 한다.

배준현 작가는 녹아내리는 밀랍과 같은 느낌의 초상, <Forced sacrife> 연작을 통해 한국사회가 보여주는 일상의 부조리와 파시즘을 고찰하며, 다소 팝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서지선 작가의 카페 일러스트, 옷을 통해 일상과 도시의 모습을 낯설게 보여주는 송연재 작가의 <Laundry>나 <A bride> 등도 주목할만한 작품들이다.

전시제목이 '해석에 반대한다'이기도 하고, 참여작가도 20명이나 되어 이 전시를 프리뷰하기가 다소 꺼려졌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언급되지 않은 작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IYAP는 신진작가들이 가질 수 있는 흔치 않은 대중적인 기획전이기에, 가급적 오래도록 이어졌으면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