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잠시 멈춘 시간, Oil on canvas, 162.1*112.1cm, 2009

일시: 2009.08.19~2009.08.25
장소: 가나아트 스페이스

도시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따뜻한 채색. 이은정 작가는 어쩌면 권태롭다고 할 수도 있을 도시의 삶에 잠깐의 휴식을 준다. 밝은 색채에 너울대는 커피의 향이 맴돈다. 하루종일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일상이 온전히 멈추어선다.

<Secret>, <비 내리는 날> 등 그녀의 작품에는 커피숍에서, 지하철에서, 버스정류장에서, 아지랑이처럼 모락모락 피어나는 커피가 있다. 도시에 가득찬 김을 바라보며 이은정 작가는 삶의 여유를 회복한다. 짧지만 소중한 멈춤, 한 템포 정도 늦추는 여유. '커피 한 잔의 여유'라는 광고카피처럼 작가의 작업은 잠시 멈춰서고 숨을 고르는 휴지이다.

각박한 도시의 삶. 개중에는 필자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의 모습을 싫어하는 이도 있고, 또 도시의 바쁘고 활기찬 템포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건 발걸음을 잠깐 멈춰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잠깐 서서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 이은정 작가가 그려낸 파스텔톤의 원색이 가득한 하루의 모습에는 그러한 여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