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The deserted story board

일시: 2009.08.22~2009.08.30
장소: 갤러리 온

김수미 작가의 사진작업은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이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서 몽롱한 콜라주가 너울댄다. 느와르나 B급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어둡고 음침하지만 기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사진들은 매니아들의 이목을 끌만한 황폐함을 지닌다.

"The deserted story board"는 이름 그대로 스토리컷으로 구성된 전시이다. 특별한 제목도 없이 단지 컷넘버만이 붙여진 사진을 따라가다보면 작가가 보는 시선들을 읽을 수 있다. 액자, 문 등 사각의 요소를 활용한 콜라주는, 프레임 속의 프레임, 갖혀진 시선을 담아낸다.

마치 차창 밖의 풍경을 연속적으로 잡아낸 것 같은 김수미 작가의 작업에는 즉흥적이면서도 치밀한 구성이 살아있다. 분절화된 풍경, 무관심한 눈빛, 그리고 관객들과 창 너머의 피할 수 없는 간극, 작가는 자신의 스타일을 통해 관람자의 시선을 가두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