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커튼을 비집고 나올 때 즈음, 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어요.
이상했지만, 그리고 무서웠지만, 특별한 비밀을 가진 기분이었죠.







난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곤 절벽으로 뛰어올라갔어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누가 보기라도 할 새라 빙긋 자그마한 미소를 지었죠.
난 털썩 주저앉았어요.







“휴우 덥다.”







“이렇게 더워서 바다 속에 있는 거예요?”







“그렇게 누워만 있으면, 우리 엄마가 소된다고 했어요.
햇빛이 닿는 꽃들과 나무들과 마을이 얼마나 아름다운데요.”

꼬리를 남기며 달려가는 배들을 배경으로,
하늘과 바다 사이를 오가는 갈매기들은 마치 어제 본 소용돌이처럼 빙글빙글 돌고 있었죠.
난 한참동안을 울타리섬 주위의 풍경을 바라보았어요.







“TV에서 보면 커다란 괴물들은 다들 날아다니면서 불을 뿜던데….
물기둥이랑 소용돌이도 일으킬 수 있으니, 그런 건 아무 것도 아니겠죠?”







“어젠 상어와 해마와 여러 물고기들이 주인공인 만화영화를 봤어요.
정말 바다 속이 그렇게 예쁜가요?
나중에 꼭 한 번 바다 속을 구경해보고 싶어요.”







“바다 속만 바라보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아요?
이제 날씨도 추운데…. 난 벌써 감기에 걸려서 콜록거리고 있는데….”







“얘야, 오늘은 정말 진지하게 좀 얘기해야겠다. 너 도대체 어디 갔다 오니?”
“그냥 요 앞에서 바다 보고 왔어요.”
“사실대로 말해봐. 오늘도 선생님이 걱정이 되셔서 전화하셨더라.”
“진짜 바다 보고 왔어요.”
“지금 시간이 또 몇 시인 줄 아니? 지금까지 바다를 봤다구? 이 추운 날에?”
“….”
“혹시 나쁜 친구랑 어울려 다니는 건 아니지? 이제 네 장래도 생각해야지.”







“난 나중에 꼭 동물들을 치료하는 의사선생님이 될 거예요.
아프실 땐 언제든지 제게 찾아오세요. 내가 다 고쳐줄게요.”







“혹시 크리스마스라고 알아요? 그 날은 선물을 받는 날이에요.
집집마다 예쁘게 장식된 불빛들이 반짝거리죠. 올해 크리스마스엔 꼭 눈이 왔으면 좋겠어요.
반짝이는 불빛을 받으며 내리는 하얀 눈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