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구, 해지는 도시, 스틸, 61×120×10cm, 2009
출처 : 네오룩닷컴

일시: 2009.07.16~2009.08.23
장소: 갤러리 잔다리
참여작가 : 강은구, 박진수, 오미현, 이상민, 이소영, 이영호, 이예린

에코(Echo)에는 본체가 없다. 일종의 공명이며, 반영이고, 일종의 환영과도 같다. 에코는 반복의 울림이며 대답을 하지 않는다. <에코를 찾아서(Finding Echo)>는 에코의 신비를 꿈을 쫓는 무지개와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7명의 작가가 참여한 기획전이다.
강은구 작가는 금속을 소재로 한 작은 도시를 빛 속의 잔영 속에 남겨둔다. 배경에 조명을 두거나, 벽에서 다소 떨어져있는 설치거리를 통해 도시의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그의 작업은 쓸쓸한 도시의 어둠 한가운데에 있다. 박진수 작가의 작업은 거울의 에코이다. 전구와 스테인레스 스틸, 거울로 작업된 그의 작품은 소통의 기호학을 담고 있다.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화를 건내는 관객참여적인 작품이다.

분열적인 구성으로 수학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오미현 작가의 작품도 흥미롭다. 다분히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세계를 보여주는 작업으로, 계산된 것 같은 불특정적인 다양성이 있다. 이상민 작가는 떨어진 물방울이 만들어낸 반작용적인 에코를 보여주며, 이예린 작가는 물결 속에 반사된 조망을 담아낸다. 이상민 작가와 이예린 작가 둘 모두 액체의 움직임에 집중하지만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다르다.

형광안료를 통해 생명을 선보이는 이영호 작가는 바다 속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어두운 전시공간 속에서 마치 수면 밑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가 중의 한 명인 이소영 작가의 작품은 중첩적인 배치를 통해 끝없이 공간을 재배열한다. 병렬되고 중첩된 공간은 계속 낯설어져 가고, 독특한 울림을 흔적으로 남긴다.

기획전 <에코를 찾아서>는 테마가 신비로운만큼 전시 또한 신비롭게 구성되어 있다. 덥고 짜증나는 여름이기에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7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특별한 공간 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