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김해성 작가 홈페이지

일시(1차) : 2009.10.28~2009.11.03
장소 : 인사아트센터

일시(2차) : 2009.11.26~2009.12.02
장소 : 무등갤러리(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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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의 산책. 화사하게 만발한 꽃무리 사이로 나비들이 팔랑이며 뛰쳐나온다. 아이들은 미소짓는 사슴의 등을 타고 뛰어다니고, 요정처럼 편안한 표정을 짓는 사람의 어깨 위엔 새들이 앉아있다. 김해성 작가의 작업은 화사하지만 화려하지는 않다. 꿈결같은 색채들은 차분한 색조로 갈무리되고, 캔버스를 가득 메운 구성들은 단정하게 마무리되어 배경 안에 자리잡는다.

보랏빛 숲 속의 밤, 그 안의 모든 것들은 날개를 갖는다. 나비도, 새도, 사슴도, 사람도 함께 어울려 날아다니는 꿈 속에서 벽이라든지 서로를 가로막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봄바람>은 축제가 되고, 행복한 연인의 결혼은 숲의 하객들에게 환영받으며, 조그마한 꽃들은 별빛처럼 반짝이며 모든 이를 환히 비추어준다.

Marc Chagall, Over the Town, 1914-1918
출처 : http://www.russianartgallery.org/

<숲의 친구들 - 꽃숲에서 놀다>전은 샤갈(Marc Chagall)의 <Over the Town, 1914-1918>과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떠올리게 한다. 서로 싸우고 갈등하던 사람들은 숲에서 화해를 하고, 사랑하는 연인들은 행복한 비행을 꿈꾼다. 행복으로 가득한 숲의 동화. 모든 이들은 배경이자 주인공이 되어 자연스럽게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친구가 된다.

김해성 작가는 숲에서 행복의 해답을 찾는다. 발레를 하는 사람,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 자전거를 탄 사람, 저 멀리 보이는 열기구와 집, 조각배들은 캔버스에 녹아들어 이야기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꿈의 화원>의 화관을 쓴 소녀는 화원이 되어간다. 꽃향기는 어우름의 교향악을 연주하며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작가는 한순간의 도피가 아닌 지속되는 감성의 치유를 담고자 한다.

별은 매연에 가려지고 밤에 나서는 산책은 위험으로 경고되는 도시의 밤. 글로리아 J. 에반즈(Gloria J. Evans)의 "담(The Wall)"의 우화처럼 두려움을 막는 담들은 더 큰 두려움들을 만들어낸다. 김해성 작가는 행복에는 담이 필요없다고 이야기한다. 매연이나 위험 따위가 없는 꽃숲의 밤으로 떠나는 여행. <숲의 친구들 - 꽃숲에서 놀다>전엔 청명한 울림이 있다.